인장함

대나무, 소나무 19세기

대나무, 소나무
19세기

인장이란 곧 문서에 찍어 문서의 내용이나 문서를 작성한 이를 증명하게 하는 신물(信物)이다. 그러므로 인장은 곧 인장을 사용하는 주인의 품격을 나타낸다고 여겨졌다. 따라서 인장을 제작할 때에는 가능한 귀한 재료를 구하고, 뛰어난 전각가를 찾아 정교한 조각을 만들도록 의뢰했다. 이처럼 귀하게 제작한 인장을 아무 곳에나 넣어 보관할 수는 없었다. 자연히 인장을 별도로 중히 보관할 함이 제작되었는데, 이것이 바로 인장함이다. 관청이나 사랑방에서 응당 그 주인에게 가장 가까운 곳에 놓여야 하는 인장함은 인장을 넣어 보관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인장을 가진 사람의 지위와 권력을 나타내는 역할도 했다.

이 인장함 또한 누군가의 권한과 격을 증명하는 인장을 담았던 함이다. 소나무로 판재를 짜 맞추었고, 그 위에 얇은 오죽(烏竹)을 엮어 붙였다. 자색과 검은색이 오묘하게 섞인 대나무의 단단하고 매끄러운 표면이 빛을 은은하게 반사하면서 깨끗하고 담백한 멋이 있다. 뚜껑의 둥근 고리를 중심으로 네 모서리에 귀싸개 장석을 감싸 붙였고, 네 모서리에는 단순한 막대기 형태의 거멀잡이를 두 개씩 박아 고정했다. 몸체의 각 기둥은 거멀잡이가 아닌 긴 금속판으로 감쌌는데, 이는 인장함의 안전과 중요함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에서 비롯된 것이다. 또한 양 측면에도 상단과 동일한 원형 고리를 달았는데, 여기에 끈을 묶어 이동시에 편리하도록 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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